한단고기는 내선일체 홍보물

한단고기식 자민족 우월주의 역사관이 옳다면
몽골의 침략도 그저 배달민족의 통일사업의 일환일 뿐이며
정묘호란도 마찬가지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일제의 한국 병합도 백제의 삼국통일과 다를바 없는
범 동이족 연합국가 재건작업에 다름아니다.

백제라는 나라부터가 고고학적으로 고조선과 별개의 종족이던
토착 마한 연맹국가들을 북방 부여계통의 고구려 황실의 온조 및
북방 귀족들이 남하하여 병합하면서 세운 국가이다.
한단고기 신봉자들의 말대로 일본천황가 또한 백제의 후손임을 강조하면
고구려 왕족, 부여 귀족들이 그 동네 토착인종을 지배하여 세운 백제처럼
백제 왕족, 귀족들이 그 동네 토착인종을 지배하여 세운 일본 또한
우리 민족사에 당연히 포함되는 바, 그렇다면 일제의 한일합방은
백제의 삼국통일에 다름아니며 일본 천황은 고려나 조선왕조보다도 더
혈통상 민족정통에 가까운 고주몽의 혈통이므로 한국민족이 섬기지 않을
이유가 없을것이다.

혹자는 왜 고구려를 배제하느냐고 자꾸 대를 쓰는데
고구려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기왕 고구려의 삼국통일을 제외한다면
신라의 삼국통일보다야 고주몽의 후손 백제왕국의 삼국통일이 더 정통성 있고
그 연장선 상에서 일본의 한국병합도 신라의 삼국통일보다는 왕조적 정통성이
있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다.

물론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한단고기류의 역사SF 소설이 쓰여진것은 100여년 전이라고 하나
실제로 대중에 유입된 것은 80년대를 전후하여 바로 그 일본에서 흘러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걸보고 일본학계도 위대한 대동이족의 존재를 인정한
증거라고 하는 분도 있는데 미안하지만 이걸 역수입시킨 이유는
일선동조론 (일본과 조선은 같은 조상의 뿌리) 담론을 유행시키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같은 대동이 기마민족의 후예라면 몽골의 세계정복에 같은
동이족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청나라의 중원병합에 민족적 자부심을 갖듯,
일본의 한국병합 및 일본-조선-만주-몽골족이 한족을 지배하여 오족협화를
이루자는 만주국 건설도 범동이족 통일국가 건설작업으로서 오히려 칭송할
일이되는 것이다.

한단고기같은 소설책이 역사서인양 들어온 통로가 일본이라는 점이
바로 이같은 심증을 굳힐 뿐더러 실제로 이런 국수주의적 환상이
일제시대에도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 있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들은
바로 이 점을 들어 일제말기 내선일체를 인정하고 천황에게 참배하는
친일행위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삼은 바있다.

이런 역사인식에 휘말려 들게되면 결국
“아무리 같은 조상이라도 조선이 종가이므로 아우가 형을 치는 것은
옳지 않다. ” 라는 논리로 민족주의가 궁색해지는데
그리 따지면 진짜 형은 고구려-발해 멸망 후 발해 멸망의 원흉인 거란제국을
섬멸하고 대금국을 건국한 여진족이며 병자호란 당년의 삼전도 치욕은
북방기마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제대로 발휘한 여진족 청나라에 대해
아우로서 당연히 치뤄야 할 의식이 되어버리고 이후의 북벌론은
감히 아우로서 형을 치는 패륜모의가 되어버리고 만다.

즉 출처도 불분명한 고대사를 되는데로 부풀리느라고 여진도 몽골도 왜도
전부 우리강역이었다는 아전인수식 역사관을 도입해버린 결과가
몽골침략도 병자호란도 임진왜란도 백제, 신라가 고구려에 도발한 삼국시대
역사와 마찬가지로 동족간 통일내전이 되어버리는 것이며
그 잘난 백제계 천황가가 미천한 전주지역 토호 출신 전주이씨 조선왕가를
접수하고 대륙을 경영하려 한 것이야말로 구다라 황실의 통일사업이 되고만다.

그딴 실증적 근거도 없는 뜬구름 잡으며 우익 환타지 소설 쓸 시간에
우리 문화재터를 강점하고 발굴사업 지연시키는 미군기지 문제에
신경써서 한점이라도 많은 유적들을 발굴하는 실증적 작업에 힘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