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빙상계의 숙원을 풀어준 남녀 동반 금메달

   한국의 모태범, 이상화 두 남녀 선수가 따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미터 금메달은 단순한 하나의 올림픽 금메달이 아니라 74년 세월의 땀과 눈물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한국 빙상계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는 것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축포’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의 동계 스포츠는 쇼트 트랙의 편중에서 벗어나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으로 그 지평을 넓혀가게 됐고,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모태범 선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회 3일째인 한국시간 16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미터에 출전, 1, 2차 시기 합계 69초82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이어 17일에는 이상화 선수가 역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미터에서 1,2차 시기 합계 76초09를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 선수가 한국의 사상 첫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상화 선수가 두 번째이자 여성으로서는 첫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한국의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은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시작한 1948년 생모리츠 대회 이후 62년만의 일이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김정연 선수가 일제강점기인 1936년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대회에 일장기를 달고 출전한지 74년만의 일이기도 하다.  한국 빙상계는 그동안 쇼트트랙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면서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이 없어 비유컨대 ‘빙상의 일각이 비어있는 듯한’ 편중 현상에 고민해 왔는데 이번에 남녀 동반 우승으로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 갈증을 말끔히 씻어내게 되었다.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는 육상으로 말하자면 100미터 달리기와 비교할 수 있다. 말하자면 좁은 의미로는 빙상경기, 좀더 넓은 의미로는 동계올림픽의 가장 기본이 되는 종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500미터 우승자에게는 ‘최고의 스프린터’라는 찬사가 뒤따르게 된다.  모태범, 이상화 두 선수의 동반 우승은 한국 빙상계의 숙원을 풀어준 것인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 할 만하다. 지금까지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제패해 오면서 유독 올림픽 금메달만 없었던 징크스를 씻어낸 것은 물론, 이제 물꼬가 터진 셈이기 때문이다. 쇼트트랙에서 선전이 이어지고, 피겨스케이팅에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김연아 선수가 버티고 있어 밴쿠버에서의 낭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뜻깊은 일은 좋은 성적을 거두는 종목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고, 이는 세 번째 도전하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더 없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