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윤봉길 열사 73주기..유서 내용은..

[지금 중국에선]잊지말아야 할 것과 기억해야 할 것들
2005.12.19 상해교민

나는 국가 유공자가족도 아니고 반일 시위에 앞장 설 만한 용기도 없는 사람입니다. 회사일로 상해에 나와 장기 거주중이라는 것 외에는 윤봉길 의사와 어떤 인연도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어제 윤봉길의사가 홍구공원 거사를 앞두고 두 아들에게 남겼다는 유서가 공개됐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들 손을 잡고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는 홍구공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32년 4월 29일 거사가 있은 후 윤봉길 의사께서는 그해 12월 19일, 바로 73년 전 오늘 그 더럽던 일본땅에서 생을 마치셨습니다.

추운 날씨때문인지 패키지 여행단도 눈에 띄지 않았던 기념관은 지난 봄에 공원에 놀러 갔다가 잠깐 둘러 봤을 때보다 더 한산했습니다.

다음주면 두돌이 되는 아들손에 꽃을 들려 윤의사 동상앞에 놓는데 알 수 없는 뭔가가 복받쳤습니다.

우리 아들은 이 꽃이 누구에게 바치는 거라는 걸 아직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년이 오고 또 다음해가 올 때쯤이면 알 수 있을겁니다.

올해는 광복 60주년이라고해서 다른 해보다 더 많은 관련기사와 영화를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일제문제를 우리가 물려받았듯이 또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 줄 것만 같습니다.
많은 일들을 잊으며 사는 우리지만 기억해야 할 것들을 꼭 기억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윤봉길 의사가 바로 그런 것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앞에 찾아 와 한잔의 술을 부어라.”

윤봉길 의사가 두 아들에게 남긴 말이랍니다.
당시 25세셨던 윤봉길 의사보다 10살이나 더 먹었지만 내가 우리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건 다 윤봉길 의사같이 앞서 가신분들의 덕임을 그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2005년 12월 19일 중국 상해에서 교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