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협박에 위축돼서도 무시해서도 안된다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탈레반이 지방재건팀(PRT)과 보호병력을 파병키로 한 우리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탈레반은 이메일로 배포한 성명에서 2007년 한국인 봉사단원 납치극 때 인질을 풀어준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 한국은 아프간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다시는 파병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이 약속을 깨고 군대를 보낸다면 나쁜 결말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우리는 탈레반과 싸우러 아프가니스탄에 가는 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재건 사업을 도우러 간다. 이런 협박 하나로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기여가 무산되게 할 순 없다. 다만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자이툰부대가 주둔했던 이라크 쿠르드 지역과는 다르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우리 아프간 지방재건팀이 머무를 파르완 지역은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곳이라고는 하지만 탈레반의 급조폭발물(IED), 로켓, 박격포 공격이 간헐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반군 세력이 거의 없었던 자이툰 주둔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다. 가장 큰 위협은 조잡하지만 강력한 급조폭발물이다. 다국적 연합군의 사망자 절반 이상이 여기에 당했다. 우리 군이 보유한 장갑차는 급조폭발물을 방어할 수 없다. 탈레반 주력 무기 휴대용 로켓(RPG)은 미군 M1A1 중(重)탱크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우선적으로 미군 특수방탄장갑차(MRAP)부터 빌려야 한다. 헬기로 이동한다 해도 방탄 능력이 없는 우리 헬기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우리 국민이 탈레반에 무더기로 납치됐던 2007년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지의 우리 국민과 기업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무모한 선교활동 같은 일이 없는지 엄격하게 점검해야 한다. 지금 경찰은 국내에 들어온 75명의 외국인을 테러와 관련해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 이 자체가 우리가 테러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병헌(김현준역)이 거대 테러세력인 IRIS와 맞서듯 우리나라도 국력에 걸맞게 세계의 대테러 전쟁에 당당한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국제적 임무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