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는 옳다

얼마 전 학교 도서관에서 ‘요코 이야기’를 빌려 읽은 중학생입니다.

그 당시에는 이 책이 그렇게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단지 한 일본인 소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사실만 알 뿐이었죠.

지금에 보니 이 소설이 미국 중학교 교과서로 채택되어

온통 난리가 난 모양입니다.

학생이 등교 거부를 하고, 거기에 사는 학생들이 한국, 미국이 모두 나쁘다고

배우고 있다니…. 그건 역사 왜곡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책에 담긴 뜻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 책을 읽고 ‘한국이 나쁘다’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가르친 교사의 잘못입니다.

그 책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그 책에서는 모든 한국인을 욕하는 게 아닙니다.

해방 후, 허겁지겁 조선을 빠져나가는 일본인에게

그제서야 앙갚음 식의 폭력을 행사한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들과 인민군을 욕할 뿐입니다.

작가 자신도 나남에 살 때 잘해 주었던 한국인들을 상당히 좋게 바라보고 있고

그 작품 속에서 요코와 그 오빠를 도와준 한국인들도 나옵니다.

물론 일본은 36년간이나 우리나라를 통치했으니

우리가 그들에게 쌓인 분노는 정말 끝도 없었습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고요.

세계에서 일본을 무시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한 나라라는 거,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저는 그 당시의 혼란스럽고 치안 유지가 안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한국인들이 일본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일들도

전혀 없을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당시에도 건달들이나,

해방 후에야 잘 나가는 척하며 일본인에게 뻐기며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들은 분명 있었을 겁니다.

저는 그 책의 그 한국인들은, 그런 인간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당한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우리 국민 모두가 그 당시에 그렇게 행동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나라 국민이 저지른 잘못으로써,

우리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고, 조상의 잘못을 반성해야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가 훗날, 몇 세기 후에

지구를 주름잡는 강대국이 된다면,

다른 나라에 그런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그러지 않겠다고 지금 생각해도

막상 강대국이 되면, 실력행사를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라고 합니다.

지금 미국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는 그런 아픈 과거가 있으니까,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합시다.

그 책이 역사를 왜곡한 것은 아닙니다.

없는 사실을 만든 것도 아니고, 그 당시의 일을

일본인의 시점에서 서술했기에 우리에게 거슬리는 것일 뿐입니다.

이 책을 배운 학생들이 ‘한국인은 나쁘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책을 가르친 교사가 책을 제대로 연구하지 않았다는 결론입니다.

‘한국인’이 아니라

‘그 당시에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모든 인종’

-즉, 일본인, 한국인, 미국인 모두를 막론하고 말입니다-

이 나쁘다고 말했어야 합니다.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 양이 이 책을 쓴 의도도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책에서는 요코 양이 한국인에게 당한 것 말고도

같은 일본인인데도 가난하고 볼품없다는 이유로

요코에게 험악하게 대하는 일본 학생들도 나옵니다.

‘요코 이야기’는 한국을 욕하는 것이 아닙니다.

‘약자를 괴롭히는 폭력’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 책을 읽고 옹호하는 사람들을 ‘매국노’가 어쩌니 하고 몰아세우는데

우리는 요코 씨의 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미국에 있는 재미 교포 여러분!

저 역시 식민지의 역사는 우리가 철저히 당한 피의 역사이며

많은 혼들이 쓰러져 간 슬픈 시대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코 이야기는 그런 한국인을 욕하며

일본인을 옹호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 토론방에서 얘기하시는 분들 모두

‘요코 이야기’를 읽으신 다음에 토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코 양은 옳습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를 위협했던 일본인이 아니라

그 일본인에게 똑같은 폭력으로 앙갚음하겠다는

그 마음입니다.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