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 얘기를 참 쉽게들 한다.

피랍된 사람들.

그들이 그곳으로 선교를 하러 갔든지 봉사를 하러 갔든지 상관 없이

간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그런 무모한 행동 때문에 앞으로 입게 될 국가적 피해나

악화될 수도 있는 아프간의 상황이나 모두 짜증나고 화도 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당황스럽고 화나고 또 무섭기까지 한 것은. 바로 생명을

바라보는, 냉정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스물 세명의 목숨.

그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실 지금 이 순간 곧곧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병에 걸려서 교통사고가 나서 혹은 범죄에 의해서.

하루에 죽는 인구수를 따질 때 스물 세명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럼 그들이 납치당해서 죽게 되면 특별히 더 불쌍한가?

죽는데 더 불쌍하고 덜 불쌍하고 더 슬프고 덜 슬프고가 어디 있을까.

살려고 태어난 인간인데.

어떻게 죽든 다 똑같이 불쌍하고 똑같이 슬프지.

스물세명이나 되잖아요~ 납치돼서 죽으니 불쌍하잖아요~ 이런 말을 하려는게

아니다.

난 그냥 그들도 사람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한사람 한사람.. 모두 진짜로 살아있는 사람이고, 지금 벌어지는 일은

현실이다.

납치된 사람이 단 한명이었든 혹은 수백명이었든 간에 사람 목숨의 경중을

숫자로 따질 수는 없는 것이다.

본인에게는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목숨이니까.

그들이 철이 없었고, 판단을 잘못했고, 죽음을 자초한 거라고 하더라도

사람 목숨을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는 거다.

내 목숨이 소중하다면 남의 목숨도 똑같이 소중한 거다.

가장 기본적인 인식 아닌가?

넌 잘못했으니 죽어도 돼…라고 한다면

우리는 살인이 보편화 된 세상을 살아야가 할 거다.

나도 물론 협상 과정에서 빠져나갈 국고가 아깝고, 앞으로 외교상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 안타깝다.

우리가 준 돈으로 탈레반이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게 될 거란 말도 공감한다.

하지만 추상적으로 죽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현실적으로 죽을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의 목숨은 버려도 된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경제학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 목숨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니가 죽으면 수백명이 안죽는대 그러니까 그냥 너 죽어.

혹은 우리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그냥 니가 죽어줘야겠어.

이러면 너는 죽겠는가?

잘못은 잘못이고 목숨은 목숨인데.. 그들이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비판을 넘어서 죽으라고 말하고 있는 사람들…

가슴이 아프다.

아무리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타인의 목숨엔 무심해 질 수밖에 없다고 해도,

피랍자들이 죽어도 된다고 말하는 그 사람들 속에 살고 있는 게 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