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신차려라

북한이 지난 4월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3200㎞를 날아갔다. 1998년 1차 발사 때의 1620㎞보다 두 배 가까이 사거리(射距離)가 늘었다. 북한은 올 들어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과거보다 두 배 이상 성능 개량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물론 아직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능력이 완성단계라고 보긴 어렵다. 핵무기로 쓰는 데 필수적인 탄두 소형화에 성공하지 못했고, 장거리 미사일 역시 3차례 실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표준 사거리인 7000~ 8000㎞에 크게 미달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금과 같이 아무런 제약 없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거듭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한 핵보유국 북한’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북한이 핵탄두를 실은 ICBM을 보유하게 되면 남한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된다. 북한은 세계무대에서 핵보유국에 걸맞은 대접을 요구할 것이고 미국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지게 된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 등을 통해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해 왔다. ‘핵보유국 북한’은 남한을 아예 대등한 상대로 인정하지도 않으려 할 것이며, 한반도의 실질적 주연(主演)은 북한이라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마음대로 주무르려 할 것이다.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새벽 2시에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직접적이고 무모하게 국제사회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도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했다. 한·미 정부는 일본 등과 함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2차 핵실험은 2006년 1차 핵실험 후 추가 실험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 분명해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유엔의 대북 제재는 지금껏 실효를 거두지 못했고 북한 역시 유엔 제재를 우습게 여기고 있다. 대북 제재의 강도를 결정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은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엔 “제멋대로 핵실험을 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이날 2차 핵실험 직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한·중 외무장관회담에선 “냉정하게 앞으로의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 등에는 핵실험 사실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실험 이후의 대북 제재 문제, 핵실험을 미끼로 한 대미(對美) 대화 재개 등을 염두에 두며 미국·중국 등과 전략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대한민국은 북한이 핵과 ICBM을 보유하는 사태로 가장 절박한 위협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및 한·미 미사일 양해 각서 등에 손발이 묶여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 대응 조치를 취할 길이 봉쇄돼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핵 보유 명분은 ‘자위적 핵 억제력’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아래서 바로 ‘자위를 위한 억지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 오면 지금껏 우리의 손발을 묶어온 국제 조약 등의 제약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각오로 북한의 핵과 ICBM 문제에 부딪혀야 한다.
(조선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