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단 5년 만에 남한 사상진지 점령”

황장엽(얼굴)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한국 내 기성세대와 보수인사들을 향해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이사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26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개최한 ‘북한의 변화와 전망’이란 조찬 강연을 했다.황씨는 최근 불거진 국가 정체성 논란을 거론한 뒤 “한국에서 꽤 이름 있다는 사람들이 이런 현실을 ‘세대교체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피해 버리는데 이 얼마나 암담한 일이냐”며 “그런 사람들은 과거의 큰 경력을 자랑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직 장관.의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황씨는 “한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도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렸지만, 한국의 사상진지를 점령하는 데 북한은 단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잘살게 되면 왜 자꾸 겁이 많아지는지 모르겠다”며 기득권층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황씨는 “이제 ‘적화는 다 되고 통일만 남았다’는 소리까지 나온다”며 “하지만 그 정도까지 비관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에 도취해 김정일 독재와의 투쟁을 하지 않고 잠깐 졸고 있는 것이지 적화가 돼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민주주의 진지를 수호.회복해야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이제 우리가 인권옹호의 기치를 걸고 북한에 대해 통일전선을 펼치자”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고위급 인사는 개성공단에 많은 북한 근로자가 일해 잘살게 되면 인권이 보장될 수 있다는 식으로까지 말하더라”고 성토했다. 황씨는 “김정일 독재가 무너지면 혼란이 온다는 얘기도 하는데 살인강도가 없어지면 편안해지지 무슨 걱정이 있느냐”며 “(정부가) 마땅히 걱정해야 할 것은 않고 국민의 신경을 딴 데로 돌리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